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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피


그날은, 호수가 보이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간편한 차림으로 옷을 갈아 입은 뒤, 산책을 하던 날이었다. 옷차림의 온전함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 머금다가. 자연스럽게 앞날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져, 무수히 쏟아지는 여러 생각(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날 밤은, 잔뜩 흥분해서 눈에 보이는 모든것을 행위로 옮기려 했다. 생각해내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느낌은 너무나 매혹스러워서 잠도 오지 않았다. 그 다짐과 여러 생각을 나누고자 애인에게 전화를 했다. 격양됨을 감추려 버벅거리던 나의 목소리를 듣던 애인은 내가 꿈이 생겼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지금 드는 이기분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이 용기가 내일도 모레도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나는 그런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러 생각들을 메모하기 바빴다. 그러다 몸이 아린채로 밝은 날을 맞이 하는 것을 염려하여, 모든 소리나는 것과 빛을 끄고 눈을 감고 누웠는데. 나의 몸 속으로 빠르게 뛰는 심장소리가 시끄럽다고 느꼈다.